2013. 10. 2.

연못











201310복장


노량진수산시장


대공원


무제



일상


연인



자판기


소나무


대공원




정물




국립현대미술관


2013. 9. 25.

신발끈 묶는 일도

'신발끈 묶는 일도 뒤늦게 알아서
열심히 묶다가 고갤들어보니깐, 세상 참 많이 변해있는 그런 기분. 열심히 안살았던건 결코 아닌데'

이제 오해하지말기로

이제 오해하지말기로 하자 내가 기억하는건 사랑뿐이다.
사랑하던 감정은 변질되었고, 너와 내가 나눈 추억도 왜곡되었다.
다만 하나 변하지않고 기억할 수 있는 것은 오직 내가 알아본, 내가 발견한,
네가 가진 사랑임을

나는 너를 사랑했으면

나는 너를 사랑했으면 좋았겠지만
너를 사랑하기에 앞서 나는 내가 사랑한 너의 그것을 더 사랑한 이유로
지난 시간이 후회스럽거나 아쉽다거나 하지는 않는다.
나는 내가 사랑하는 것을 최선을 다해 사랑했다.

그래도. 내사랑이어서

그래도. 내사랑이어서 너를 사랑하는 마음을 갖고 사랑을 표현하고 사랑이 전달되기를 바랐다.
이윽고 우리가 같은 시간에 웃고 같은 공간에서 같은 공기을 서로 들이고 내쉴 수 있었던건
내 삶에 축복과도 같은 일 임은 부정 할 수 없다.

내 살아봐야

내 살아봐야 얼마산다고.
그토록 모질개 떠나버렸던가
내 살아 너를 만난 시간이 벌써 지금 생에 10할은 더 되는데.
무슨 자존심으로 차갑게 돌아섰던가.
내 살아봐야 얼마 산다고

조오- 상님이 보고계신다!

가을이야 비에젖어

가을이야 비에젖어 낙엽져버리면 그만인것을,
나는 어찌 이리도 매일같이 술에젖어
기억마저도 매번 너를 져버릴까.

내 마음의 시냇물

내 마음의 시냇물 구비구비 흘러흘러 은하수따라 그대 숨결에 머물렀으면 졸졸졸 이렇게

잡소리

켄타우르스. 반인반수 반은 사람 반은짐승. 그샠키그거 오 ㅑ그렇체? 우째그카제? 와그래 됏지그거

2013. 9. 7.

2013.9.7.


오늘은, 고독함과 외로움이 헷갈린다는 말을 쓰려다
나는 무슨 이유에서 그걸 따로 구분지으려 한 것인지,
굳이 구분지어 생각하려 했다는 일에 뭔가 모를 촌스러움이 느껴져서
하려 했던 그 말은 그냥 묻어두려 합니다.
사무친다는 말도 오늘만큼은 내게 괜히 사치스러워서 그 말 역시도 그냥 묻어두려 합니다.

오늘은 조금 고독하네요.

알것도 같습니다.


이제는 어느정도. 아니,
어렴풋하게나마 알 것도 같아요.

따듯한 눈빛으로 어루만져주는 사람, 곁에 없다는 일이
얼마나 사람을 외롭게 만드는 일인지
이제는 어느정도. 아니,
어렴풋하게나마 알 것도 같아요

2013. 9. 6.

서상환



내일과 다음 생 중 무엇이 먼저일지, 우리는 결코 알 수 없다.
-tibet

2013. 8. 30.

다정하다.

너처럼 다정하게 밤을 품어야지.
밤은 내게 늘 다정하니까.
너는 온 데 간곳 없을지라도
밤은 늘 곁에 있을테니
너도 밤과 닮았기를 바라야지.


너를 이만큼 생각하다 잠이 들면
이른 아침의 우편처럼 나에게 와 있을까.
그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으로
나는 늘 그렇게 잠을 만져야겠다.

아무것도 아닌,

너를 은밀하게 상상하고 싶다.
너를 그렇게 상념하고 싶다.

소스라치게

너를 소스라치게 좋아하고 싶다.
너를 나는 소스라치게 좋아한다 말하고 싶다.
그렇게 가슴에 얼굴을 묻어 마음을 만지고 싶다.
나는 너를 소스라치게 좋아하고 싶다.
그리고 말하고 싶다.
죽을것 같다고.

바람이 좋다

오늘 밤은 바람이 좋다.
형언하기에는 그것이 너무 초라해져버릴 것 같아
마음을 담아내기는 커녕 마음으로 그려내는 것조차 초라해져버릴 것 같아
오늘 좋은 바람은 좋은 바람으로, 남겨두어야 겠다.
오늘은 바람에 밤이 더욱 사랑스럽다
오늘 밤은 바람이 너무 좋다.
너무 좋아서 너무 좋아한다 말하고 싶을 만큼.

오늘 밤은 잠이 들기엔
헤아릴 수 없는 포근함과 주체할 수 없는 고통과 슬픔과 고통과 행복이 스며있다.
오늘 밤은 그래서 고통이고 슬픔이고 고통이며 행복이겠다.
나는 내가 아닐 수 있는 날은 비록 많을 지언정
나는 내가 아닌 날은 하루도 있어서는 안되겠다.

모르겠다.
날이 밝으면 또 얼마나 큰 슬픔이 내 가슴을 억누를지.
이도저도 또렷히 인정하기보다는
뭉퉁그려 이야기 할 수 있는 암묵적인 바람이었으면 좋겠다.

하루를 하루로 살고
시간을 하루에 녹여 나는 내가 시간이되고 하루가 되어
나는 내가 될 수 있는 날은 암묵적으로 인정되는 바람이길 바란다.
그래.
밤은 내게 그런이유이다.

마음과 마음이 만나게 된다는 것은,

진심은 진심을 말로하지 아니하고
마음으로 진심이라 해야겠다.
그 누군가의 소유도 아닌 마음은 전달되고 받아들여질 것이 아니라
마음은 그저 나누어져야겠다.
내 마음과 너의 마음과 또, 마음이 나와 내가 되는것 처럼
그렇게 마음은 마음이어야겠다.

냠냠


기억의 파편과
상실의 파편과
흩뿌려지고 흩어질 사라져버릴 부질없는 감정이라도
나 모른채 묵인하고 부정해버리면
그 감정도, 그 시간도, 그에대한 열정도
정말 그 누구것도 아닌 것이 되는 아무것도 아닌것이 되는 절망이다.
사랑할 것을 사랑할 것이 아니라, 사랑하는 것을 사랑해야지
사랑은 그토록 기구한 운명을 지녔다.
사랑한다 나의 감정을, 나의 행위를, 내가 나눌 추억과 기억을


상실 혹은 취득

섹스로 모든걸 얻을순 없다.
모든걸 잃을 수도 있겠다.
모든 것을 잃을만큼 눈물겨운 섹스를
그 누군가와 나누겠지.
아니, 나눠야겠지

그다음에 오는 괴로움과 사사로운 감정과
볼품없는 감정들도 흐르는 눈물에 담아
고이 흘려보내야지.
그 감정도 내것이지만 보낼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더 사랑할 수 있어야겠다.

사람을 사랑했다.
아니 사람을 사랑한다.
하물며 떠나는 사람인들 사랑한 마음이 사라지리.
떠나는 사람은 떠나는대로 이유가 있을 것이고
떠난 들 내 사랑하는 사람이었던 것을 부정할 수 있을까.
아니, 사랑한 것은 사랑한대로 지금껏 앞으로도 사랑할 수 있는거지.
사랑하는 마음은 변하지 않겠다.
아니, 변하지 말아야겠다.

내가 변화하고 그대가 변화한들
우리 서로 사랑했던 기억은 그자리에 사랑하고 있을테지.

그렇다.


밤이 짙어지면
내 슬픔도 짙어진다.
밤이 무르익을수록
내 마음도 무르익어진다.

슬픔도, 느껴지는 감정도
나는 나를 위한 생각을 하고
그 모든것들도 내 것이리라.

나는 나를 사랑하고
나는 나를 좋아하고
나를, 내가 좋아하고, 사랑할 수 있도록
있는 힘껏 흥겹게 삶을 살아야지.

느낄 수 있는 슬픔도, 기쁨도 모두 순간이어라
행복도 순간이어라
가지는 추억은 곱씹을 수록 더 단단해지리라.

그 모든 것은 다 내 것이리라.

2013. 8. 28.

무제

상실도 없었다.
스치고 지나간다.
한무리가 흐르면 한무리가 뒤를 따른다.
취득이 없었다. 따라서 상실도 없었다.
여운만 남았다.
여운을 내것이라 착각한것인지도 모르겠다.

2013. 8. 25.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더울땐 덥다고 부채질하는 편 보다는
제자리에 자신의 숨소리만 집중하는 편이낫다.
모든것이 멈춘듯한 곳으로부터
생명을 느낄 수 있다.

바람을 이는 것은 느끼는 것.
숨결이 가져다주는 행복을 파괴하지 말 것.
인정할 것.

본다는 것 느낀다는 것


하나둘 퍼즐을 맞추려 조각을 드는 순간
우리는 망각하고만다.
조각에 집착하는 건 마음의 그릇이다.

스스로를 저버리지 말 것.

안정과 안전과 지금의 나는

긍정보다는 부정을 보고
긍정보다는 부정을 보고

자신감의 부재는 부정을 부른다.
자신감의 부재는 부정을 부른다.


균형

뭔가 허무한 상실감같은 마음에
이것저것 위로의 의미로 내게 선물을 하기
시작했다.
선물이 늘고 잔고는 비어갔다.
채워질것 같은 마음은 잔고를 닮아가고 있었다.

2013. 8. 22.

바람이분다.



바람이 분다
손 끝이 아프다.

언제쯤


이렇게 별안간 불안이 나를 찾으면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

정확히 알 수 없는 이 슬픔 같은게 나를 온전히 지배하고 나면
늦지않게 명치 반 뼘정도 위에서 어떤 고통이 일고 만다.

  이것은 마치 사지를 옥죄는 좁은 공간속에 쳐 밀어져 넣어진 것처럼 먹먹한 면봉같은 바늘이 흉부를 뚫고 지나, 뒷 골쪽으로 찌르고 올라간다. 이 고통이 흐르고 나면 사지는 온 데 간 곳 없고, 훅 하고 불면 곧 흩어질 잿빛 가슴이 애처롭게 홀로 남겨진다.

언제쯤이면 이런 공황에서 벗어날수 있을까.



2013. 8. 21.

다시태어났다고 착각하자.

하루에 한번쯤은 내가 원하는 것을 하고 살자.

내가 누구의 것인가 착각이 드는 때에는

나는 새롭게 태어났다고 착각하며 살자.


2013. 8. 19.

나는

현실을 먹고사는데 취향이 없어,
이상과 꿈같은 허황된 걸 먹고 살기를 바라고 있다.

아,

맥주 너무맛있다!


실은 크림맥준데. 보자마자 너무 못참아서
다마셔버림.

생각중 아니, 고민중

크림맥주2500원
수제치즈롤 1개 2000원

몹시 갈등중,

아니나 다를까 선글라스는 저멀리 이태리에서
오느라 2주는 더 걸린단다.

지금

집은 조용하다.
몇년전 산 노트북에선 요즘의 것에서는 들을 수 없는 펜이 돌아가는 소리가 요란히 나고,
영상을 틀어놓으면 그다지 듣기 좋을리 없는 음향이 스피커로 쏟아진다.
제습기를 켜면 냉장고보다 수배는 더 큰 소음이 발생하고 선풍기에선 텁텁한 바람을 뱉어낸다.
얼마만에 찾은 카페이며, 라떼인가
두어 시간동안 흐르던 음악이 멈추고 이따금 이 공간은  일상의 소리로 가득 메워진다.
나와는 상관없는 대화소리. 창너머 요란히 지나가는 버스굉음. 커피가 분쇄되고 카드전표가 뱉어지는 소리.
흐르는 물로 잘 씻은 커피잔과 씻겨진 커피잔이 놓여지는 마찰음.
이런 일상의 소리가 너무 좋다.
가슴 한구석이 간질간질하고 달콤하다.
나는 간헐적으로 책상을 넘긴다.

나는

빵 구워주는 여자가 있으면 좋겠다.

인도,


잘 몰라서 인도라고 지명했지만
물론 인도를 비롯한,
이기심으로인해 얼마나 얼룩져있을까


어쩌면

잠깐 그런 생각이 들기 시작하더니,
문득 또 이런생각이 들었다.

그 무언가와 나를 비교 하면서 나를 돌이켜봐야하는가,
나를 돌이켜 보기위해서 무언가를 필요로 삼아야 하는건가?
나를 낯설게 내버려 둔다는 것은
어쩌면 잘 갈고 닦아 윤이 나도록 만드는 일만큼이나 힘든일일지도 모르겠다.

사랑한다는 것 만으로도


사랑한다는 것 만으로도 행복을 느끼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행복의 균열은 사랑에대한 오해로,
명확하지않은 사랑에 대한 소유욕 때문이 아닐런지.

남자의 조건

남자는 뭐니뭐니해도 차(car)지.
수트빨이지.
머리빨이지.

결국은 우회적으로 말하지만 정작 말하고픈 건  '역시 남자는 돈이 있어야지.'

커피는 맛잇지만

쇄빙기와 커피 분쇄기 소리는
기억하기도 싫은 소음임에는 분명하다.
그런 과정을 통한 커피가 맛있다니,

그랬다.

'한때나는 사람들이 생각만하고, 
뭔가 주저하는 일에대해 과감하게 도전하고
주저함 없는 사람으로 보여지길 바랐고
나 또한 그런 사람이 되길 바랐다.
다시 말하면 그런 과정에서 
수행하고 말고의 기준이 명확히 자리잡았던것 같다.' 고 기억하고 있다

여행과 일상을 구분짓는 방법

시간의 성질이 순종적인가 그렇지 않은 것인가.

굳이 그럴필요 없다는 것

무언가를 말하는 때에 요구되는 것.

소유

여유는 
없는 사람의 것일까,
있는 사람의 것일까?

불안을 종식시키는 방법

안착하려는 마음을 애써 외면한다.

응.

이제 나 가급적이면 안경 안쓸려고.

글쎄, 편한거에만 점점 길들여지는 느낌이랄까

물론, 편한거애 길들여지니 돈이 많이 들잖아

돈. 쥐뿔 가진것도 없는데

어느바리스타의 수줍은 고백


실은, 불친절이라 느낄만큼 시크했다.

2013. 8. 16.

지난 낮 꿈속에서


낮잠을 잤다.
모르는 사람과 급우의 관계였고, 나는 동생이었다.
나에게 사진일을 해보지 않겠느냐는 제안을 했고
솔깃한 심정으로 진지하게 생각해 보겠다 했다.
이전 나는 어떤 여인에게서 연애의 감정을 느꼈다.
주변 가까운 사람이었던 것 같은데,
누구였지?


2013. 7. 23.

비오다가

비가내린다.
잠든 사이 비가 거세게 내린다.
이별을 고하는 남자의 따귀를 때리듯 사정없이 눌러붙은 먼지바닥을 내리쳐 일고
창으로 제 몸을 던져 핏덩이 같은 울음을 부르짓는다.
아픔이 너무 많고
아픔으로 앓는 이들이 너무 많다.
세상은 고통스러워하고 있고, 울부짓음을 묵인한는것이 되려 당연시 되는 세상이
되어버렸다.
아픔을 달래어줄 잠깐의 빗줄기가 되어도좋으련만
저도 넘쳐흐르는 탓에 이제는 납덩이같은 비린냄새만 머리통을 가득 메운다.


2013. 6. 26.

그러니까


조급함은 사람이라 가질 수 있는 특권일까,
조바심은 사람이라면 응당 가져야 될 의무일까.

그래서 그런건가


밤이 사람을 내몬 것도 아닌데
밤엔 사람이 비어진 거리로 가득하다.
사람이 내몬 밤은 사람이 비어진 거리로 가득하다.

그래서 밤은 외로운건가.

무심히도 내리는 빗소리는 어쩜 이렇게도 아련한지,

덕분에 오늘 밤은 덜 외롭겠다.
비어진 거리가 빗소리로 가득해질테니


2013. 6. 10.


간밤에 꿈을꿨다.
꿈에는 어느새 니가 또 나와있었다.
언제부턴가 꿈에서 니가 나오는 날은
뭔가 좋은일은 없었다. 내기억엔,

그래서 그냥 길조나 흉조처럼 그리 여겼고,
한동안 없던 니가 꿈에 나오니 갑자기 궁금해졌다.
넌 결혼을 했겠지 아마

그러다 문득 옛날 생각이 났고
난 무엇을 위해서 산다는 생각조차 사치라 여기며
그저 열심히만 살아왔던것 같다.

내가 할수 있는 건 최대한 노력을 했고,
아마 난 지금 꿈이라는 게 사라져있고
사람 사는게 고작 희노애락 뿐이라면
난 왜 있지도 않은 알지도 못하는 무언가를 좇고 있는걸까.

지난밤 꿈이 슬퍼서
오늘 내가 하루 온종일 슬펐던 걸까

목적도, 이유도 상실했다.
오늘이 참 까마득하다.


2013. 5. 20.

착각

너는 무언가가 될 수 없다.
나도 무언가가 되고 싶지 않다.
무언가, 어떤것으로 정의하고 싶진 않다.

너는 무언가가 되고자 하는 순간
내게 아무것도 아닌게 되어버린다.
그냥 너는 어떤, 아무것도 될 수 없길바라는
마음 뿐이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너는 그냥 너로 남아있어야 우리에겐 그나마 들숨 날숨이 편할지도
모른다.

사이라는 것은 그렇게 되어야만 하는 운명이다

익숙함

바람도 살결에 닿아서
두 눈 맹한 지점에 코끝도 같이 뭉글어지는
때가 있다.
그냥 허욱, 하고 토하는 듯
한숨이 길게 내쉬어지면
다리를 그냥 놓아버리고 하릴없이 주저 앉아 두 눈만 날카로운 바람에
띄워지는 그 때가 있다.

숨은 쉬어 무엇하나,
드는 생각은 아무 소용없어지고
그냥 귓 등에 소리만 얹혀지고는
스치는 바람이 가슴에 와닿는 때가 있다.
그런 때가 하나 둘 늘어 간다.
나는 그 때를 알고 있고,
늘어 가는 게 무엇을 의미하는지도
어렴풋이 알아지는 듯 하다.

심장 여기쯤인가, 
훅 하고 불어내면 바람에 쓸려지듯
훅 불어내 버리고 싶다.

무언가가 어떤 그런 마음을

2013. 5. 8.

살찐이

어릴적에 나보다 큰,
누런 고양이가 한마리 있었다.
늘 내 곁에만 있던 녀석이 언제부터
구석으로 구석으로 자리를 옮겼다.
매일같이 우유를 가져다 주었고
스담아 주었고 올라타기도 했다.

이마에 땀에 맺히는 걸 봐선
여름 어느 때 쯤 이었나 보다.
너는 온데 간곳 없었고
밥 그릇은 말라 있었다.

나는 아직도 널 그리워할
여력이 남아 있진않다.

2013. 4. 10.







너는 누구였을까.








문을 열다가


기지개를 켜고
화장실로 향하는 걸음으로 이윽고 문고리를 손 잡아 비틀어 쥐니
나도 따라 머리가 핑 도는 것 이었다.

매순간이 느리게 눈에 담겨지는 장면으로 남고는
문이 서서히 열리는데
시멘트 바닥과 고무가 끌리는 마찰음은 여전히도 늘어져 있었다.

눈앞이 빛도 하나없는 푸른빛 페인트로
가득할 무렵 나는 잠시나마 영원인듯한 착각 속에서
짧은 찰나가 마치 15년이 될 수도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도 나는 손 끝에 이는 문고리로부터의 정전기를
두려워하고 있었음이 분명했다.


저울

나름대로 흐르는 맥은
저마다의
매력을 가지고 있다.
나더러 “바다가 좋으냐, 강이 좋으냐,흐르는 계곡이 좋으냐,” 라고 묻는다면
쉽게 답을 못하는것도
아마 그 이유에서인 것 같다.
완벽을 두고 과연 완벽하다 할 수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