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8. 30.

다정하다.

너처럼 다정하게 밤을 품어야지.
밤은 내게 늘 다정하니까.
너는 온 데 간곳 없을지라도
밤은 늘 곁에 있을테니
너도 밤과 닮았기를 바라야지.


너를 이만큼 생각하다 잠이 들면
이른 아침의 우편처럼 나에게 와 있을까.
그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으로
나는 늘 그렇게 잠을 만져야겠다.

아무것도 아닌,

너를 은밀하게 상상하고 싶다.
너를 그렇게 상념하고 싶다.

소스라치게

너를 소스라치게 좋아하고 싶다.
너를 나는 소스라치게 좋아한다 말하고 싶다.
그렇게 가슴에 얼굴을 묻어 마음을 만지고 싶다.
나는 너를 소스라치게 좋아하고 싶다.
그리고 말하고 싶다.
죽을것 같다고.

바람이 좋다

오늘 밤은 바람이 좋다.
형언하기에는 그것이 너무 초라해져버릴 것 같아
마음을 담아내기는 커녕 마음으로 그려내는 것조차 초라해져버릴 것 같아
오늘 좋은 바람은 좋은 바람으로, 남겨두어야 겠다.
오늘은 바람에 밤이 더욱 사랑스럽다
오늘 밤은 바람이 너무 좋다.
너무 좋아서 너무 좋아한다 말하고 싶을 만큼.

오늘 밤은 잠이 들기엔
헤아릴 수 없는 포근함과 주체할 수 없는 고통과 슬픔과 고통과 행복이 스며있다.
오늘 밤은 그래서 고통이고 슬픔이고 고통이며 행복이겠다.
나는 내가 아닐 수 있는 날은 비록 많을 지언정
나는 내가 아닌 날은 하루도 있어서는 안되겠다.

모르겠다.
날이 밝으면 또 얼마나 큰 슬픔이 내 가슴을 억누를지.
이도저도 또렷히 인정하기보다는
뭉퉁그려 이야기 할 수 있는 암묵적인 바람이었으면 좋겠다.

하루를 하루로 살고
시간을 하루에 녹여 나는 내가 시간이되고 하루가 되어
나는 내가 될 수 있는 날은 암묵적으로 인정되는 바람이길 바란다.
그래.
밤은 내게 그런이유이다.

마음과 마음이 만나게 된다는 것은,

진심은 진심을 말로하지 아니하고
마음으로 진심이라 해야겠다.
그 누군가의 소유도 아닌 마음은 전달되고 받아들여질 것이 아니라
마음은 그저 나누어져야겠다.
내 마음과 너의 마음과 또, 마음이 나와 내가 되는것 처럼
그렇게 마음은 마음이어야겠다.

냠냠


기억의 파편과
상실의 파편과
흩뿌려지고 흩어질 사라져버릴 부질없는 감정이라도
나 모른채 묵인하고 부정해버리면
그 감정도, 그 시간도, 그에대한 열정도
정말 그 누구것도 아닌 것이 되는 아무것도 아닌것이 되는 절망이다.
사랑할 것을 사랑할 것이 아니라, 사랑하는 것을 사랑해야지
사랑은 그토록 기구한 운명을 지녔다.
사랑한다 나의 감정을, 나의 행위를, 내가 나눌 추억과 기억을


상실 혹은 취득

섹스로 모든걸 얻을순 없다.
모든걸 잃을 수도 있겠다.
모든 것을 잃을만큼 눈물겨운 섹스를
그 누군가와 나누겠지.
아니, 나눠야겠지

그다음에 오는 괴로움과 사사로운 감정과
볼품없는 감정들도 흐르는 눈물에 담아
고이 흘려보내야지.
그 감정도 내것이지만 보낼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더 사랑할 수 있어야겠다.

사람을 사랑했다.
아니 사람을 사랑한다.
하물며 떠나는 사람인들 사랑한 마음이 사라지리.
떠나는 사람은 떠나는대로 이유가 있을 것이고
떠난 들 내 사랑하는 사람이었던 것을 부정할 수 있을까.
아니, 사랑한 것은 사랑한대로 지금껏 앞으로도 사랑할 수 있는거지.
사랑하는 마음은 변하지 않겠다.
아니, 변하지 말아야겠다.

내가 변화하고 그대가 변화한들
우리 서로 사랑했던 기억은 그자리에 사랑하고 있을테지.

그렇다.


밤이 짙어지면
내 슬픔도 짙어진다.
밤이 무르익을수록
내 마음도 무르익어진다.

슬픔도, 느껴지는 감정도
나는 나를 위한 생각을 하고
그 모든것들도 내 것이리라.

나는 나를 사랑하고
나는 나를 좋아하고
나를, 내가 좋아하고, 사랑할 수 있도록
있는 힘껏 흥겹게 삶을 살아야지.

느낄 수 있는 슬픔도, 기쁨도 모두 순간이어라
행복도 순간이어라
가지는 추억은 곱씹을 수록 더 단단해지리라.

그 모든 것은 다 내 것이리라.

2013. 8. 28.

무제

상실도 없었다.
스치고 지나간다.
한무리가 흐르면 한무리가 뒤를 따른다.
취득이 없었다. 따라서 상실도 없었다.
여운만 남았다.
여운을 내것이라 착각한것인지도 모르겠다.

2013. 8. 25.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더울땐 덥다고 부채질하는 편 보다는
제자리에 자신의 숨소리만 집중하는 편이낫다.
모든것이 멈춘듯한 곳으로부터
생명을 느낄 수 있다.

바람을 이는 것은 느끼는 것.
숨결이 가져다주는 행복을 파괴하지 말 것.
인정할 것.

본다는 것 느낀다는 것


하나둘 퍼즐을 맞추려 조각을 드는 순간
우리는 망각하고만다.
조각에 집착하는 건 마음의 그릇이다.

스스로를 저버리지 말 것.

안정과 안전과 지금의 나는

긍정보다는 부정을 보고
긍정보다는 부정을 보고

자신감의 부재는 부정을 부른다.
자신감의 부재는 부정을 부른다.


균형

뭔가 허무한 상실감같은 마음에
이것저것 위로의 의미로 내게 선물을 하기
시작했다.
선물이 늘고 잔고는 비어갔다.
채워질것 같은 마음은 잔고를 닮아가고 있었다.

2013. 8. 22.

바람이분다.



바람이 분다
손 끝이 아프다.

언제쯤


이렇게 별안간 불안이 나를 찾으면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

정확히 알 수 없는 이 슬픔 같은게 나를 온전히 지배하고 나면
늦지않게 명치 반 뼘정도 위에서 어떤 고통이 일고 만다.

  이것은 마치 사지를 옥죄는 좁은 공간속에 쳐 밀어져 넣어진 것처럼 먹먹한 면봉같은 바늘이 흉부를 뚫고 지나, 뒷 골쪽으로 찌르고 올라간다. 이 고통이 흐르고 나면 사지는 온 데 간 곳 없고, 훅 하고 불면 곧 흩어질 잿빛 가슴이 애처롭게 홀로 남겨진다.

언제쯤이면 이런 공황에서 벗어날수 있을까.



2013. 8. 21.

다시태어났다고 착각하자.

하루에 한번쯤은 내가 원하는 것을 하고 살자.

내가 누구의 것인가 착각이 드는 때에는

나는 새롭게 태어났다고 착각하며 살자.


2013. 8. 19.

나는

현실을 먹고사는데 취향이 없어,
이상과 꿈같은 허황된 걸 먹고 살기를 바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