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12. 20.
12월 20일 비.
#1.
언어는 그 사람의 인격이다.
#2.
내 언어의 한계가 내 세계의 한계이다.
#3.
비가 내린다.
어느 누구에게나 똑같이 내리는 비가 나한테도 내린다.
똑같이 내리는 비라고 다같은 비는 아니다.
2015. 12. 19.
명심하자
입은 무겁고 머리는 느긋하게, 행동은 명확하고 두 귀는 반듯하게 열어
비치는 모습은 두 눈으로 확인하되 눈꺼풀로 닫아 현혹을 없앤다.
가슴을 열어 세상에 맞닿고 속내를 세상에 비치지는 말것.
2015. 12. 16.
초연하다.
나무가 그랬다. 길 가에 선 나무가 그랬다. 낙엽이 지고 바람이 스쳐도 나무는 그랬다.
소년은 길을 지나다가도 먹다남은 음료를 나무에다 쏟곤 했다.
소년의 두 손은 차다. 날씨가 습하다 보니 옷은 눅눅해지고, 아침 집을 나설무렵 정성스레
만져 세웠던 머리가 누그러졌다. 손가락 마디마다 때가 꼬질꼬질했다. 소년이 하는 그 어떤
행위에 대해서 아무도 말을 한 적이 없다.
나무는 그랬다. 소년은 그랬다. 그 누구도 나무가, 소년이 그랬다는 것에 대해 한마디 말
한 적이 없다.
지나는 길에 소년은 친구들을 만났다.
서로 손사레 치듯 인사를 나눴고, 돌계단 위에 앉아 있던 친구와 마주 보고 이야길 나눴다.
돌계단 위에 앉아 있던 친구가 고개를 끄덕이며 엉덩이를 털고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소년은 물끄러미 쳐다보다가 멋쩍은 웃음을 짓고 나서야 자리를 옮겼다. 옷을 여미었고,
바람이 소년을 비켜났다. 집에 들어가서 따뜻한 국에 밥을 먹고나면 모든 근심걱정은 사라
질테니까 내일 입을 옷을 고민했다.
소년 머리 위로 새가 지나가고, 바람이 지나가고, 전선이 지나갔다. 소년은 바람을 지났고
구름을 지났다. 조금씩 다리에 피로가 오는지 발로 땅을 툭툭 차며 걸었다. 신발에 먼지가
소복히 쌓여만 갔고, 묶은 신발끈도 때가 꼬질꼬질했다.
소년이 입은 코트와 신발은 소년이 웅변대회 입상 선물로 아버지가 사다준 것들이었다.
해가 지날수록 소년은 키가 자랐고 발이 자랐다.
2015. 12. 13.
2015. 12. 12.
2015. 12. 11.
2015. 12. 10.
해야할 일
좋은 글을 읽고,
좋은 그림을 보고,
좋은 음악을 듣고,
좋은 음성을 듣고,
좋은 사람을 만나고,
내 안의 감성이 품이품이 자라나는 그런 좋은 것들을 가까이 두어야 한다.
내 감성에 닮은 것들을 가까이 두고 어루만지며 지켜보는 것 만으로도 나는 어느새
나를 닮은 나로 성장하는 것에 더욱 가까워 지는 이유에서이다.
그러므로 나는, 나와 좋은 것을 공유해야 한다.
요즘
항상 글 제목을 다는 것은 나에게 매우 힘든 일이다.
내가 쓰는 글에 주제가 무엇인지 나는 잘 모르고, 설령 안다고 한들 뭐라 한마디로
정의내리기 힘든 부분이기 때문이다.
'요즘' 행위에 대해 생각을 한다.
아니, 조금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요즘이 아니라 지금. 그 생각을 했다.
행위만으로도 충분히 의미는 있는 일이지만,
행위가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에대해 생각 중이다.
행위만으로도 만족하고, 행복한 일인 것이라 행위의 의미에 대해서는 부정할 수 없지만-
아무튼 내가 하는 연애, 나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해 생각 중이다.
또 나는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2015. 12. 7.
2015. 12. 3.
2015. 12.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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