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 6.

주절주절 떠드는 중입니다. 2014.01.06


 아예, - 주로 어디계세요? 네, 저는 트위터에 상주합니다. - ?
저를 찾으시려거든 트위터로 오세요.

 저런식의 대화를 나누다 보면 문득 나는 핸드폰의 작은 액정을 쳐다보고있는 내 모습을 내가 들여다 보는 기분이 든다. 혹은 그것이 착각이거나.

 그럴때 마다 종종 하늘을 한번 올려다보곤 한숨을 깊게 들이켰다가 내쉬곤 하는데 그러는 중에도 작은 액정 속 개미같은 검은 점들은 쉴새 없이 떠들어 대고 있는 것이다.

나는 괜히 트위터와 멀어져있는 느낌이 들었다.

 도대체 이게 뭘까. 나는 여기에 있고 저기엔 자기들만의 언어를 사용하며 살아가는데,
나는 여기서 사는것인지 저기에서 사는것인지 아니면 구분지어 따로 살아야하는것인지 종종 헷갈릴때가 있다.

 우리는 어쨌거나 시간에 갇혀있고 공간에 갇혀있을뿐 무언가를 하는 것 자체도 크게 어떤 범주를 벗어나지 못한다는걸 잘 알고있다. 다만 생각의 틀을 깨는 것은 숨어있는 발바닥어딘가의 가시를 찾아내는 일과같이 좀처럼 감을 잡는다는것이 쉬운일이 아니다.

 그런생각을 뒤로하고 잠시 들여다 보면 텍스트안으로 나는 빨려들어간다. 채수구멍 사이로 빨려드는 물처럼 흡입력있게 나는 휘몰아 치며 빨려들어간다. 작은액정속으로.

 여기에는 큰머리도 필요없고 마르고 뚱뚱한 몸둥아리도 필요치않으며 더군다나 옷이라던가 향수, 그리고 신발 입술색깔과 흡연의 유무는 아무런 상관도 없다. 나는 그냥 점자. 혹은 문자와 합을 이룬다. 그러고 나서는 나는 전혀 지금과는 다른 지금에 있게된다.

 먼저 결론부터 말하자면 우리는 참 감성적인 사람들이구나 라는것을 확인하게된다.

 실시간으로 쉴새없이 떠들어대는 이 수많은 점자개미들과 유대를 하며 웃고 떠들고 때로 감성소모도 하면서 나는 제2의 인생을 살아가게 된다. 이곳은 돈도 필요없고 권력도 필요없다. 필요한것은 이미지일 뿐.

 재력도, 외모도, 삶도 모든것이 꾸며지는것이 가능한 곳이 바로 이곳. 누구보다 순수하고 누구보다 거짓일 수 있지만 이를 두고 진실혹은 가상을 구분지어 말하는 사람과는 말을 섞고싶지 않다.  그냥 그런사람들에겐 현실에 사는것만으로 만족하라고 이르고싶다.

 픽션과 논픽션을 굳이 하나로 엮을 필요가 있을까. 도무지 낭만도 없는 사람들이 낭만을 섞어 말할때는 알수없는 구역질 혹은 젖비린내를 동반한\ 악취가 난다.
 그것은 위선일수도있고, 가식일수도 있고, 그게 결국 자신을 드러내는 가면이라는 사실을 망각하기도 하면서

 그러고 보니 종종 나는 현실에 밀착해있을때 트위터와는 멀어져있었고, 현실에서의 상실과 부재 그리고, 심적 갈등의 요동이 심할때는 트위터에 밀착해 있었다.

 여기서 구하지못한 걸 저기서, 혹은 저기서 구하지못한 걸 여기서 갈구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나는 그럼 트위터에서 갈구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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